251번 용병 연금술사스토리
당신은 연금술사라 불리는 남성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런 당신은
틈만 나면 연금술을 연구하던 아버지를 따라 공방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당신을
귀찮아하기는커녕 오히려 공방에 방문할 때면 당신을 불러서 함께했습니다. 당신은 또래 아이들과 달리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연금술을 구경하는 것이 훨씬 즐거웠습니다.
당신은 여느 때와 같이 아버지를 따라 연금술의 공방에서 아버지의 연구를 구경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연금술사였습니다. 평생을 연금술 연구에
몰두하여 그 어떤 연금술사보다 뛰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많은 연금술을 발명하였고, 존경받는 인물이었습니다. 당신 또한 아버지를 존경하였고 아버지와
같은 연금술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아버지의 밑에서 연금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연금술의 정점이라 불리는 당신의 아버지조차도 평생을 연구에 몰두하였지만 완성하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전설 속에 등장하는 기적의 영약 엘릭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엘릭서는
모든 병을 치료하고 낫게 해주는 영약으로 세상에 손 꼽히는 만큼만 모습을 드러냈으며 엘릭서의 제조법과 재료 그 어떤 것도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영약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병으로 세상을 떠나보내신 후 아버지는 어머니와 같이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세상에 없어야 한다며 오직 엘릭서의 연구에만 몰두하였습니다. 수년 이라는 시간을 연구한 아버지였지만, 아버지는 엘릭서 제조에 거듭 실패했습니다.
당신의 아버지는 오랜 연구를 끝마치지 못한 채 사고로 인하여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를 슬픔으로 보내던 당신은 아버지의 공방에서 아버지가 생전에 연구하던 연금술에 대한 내용이 적힌 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책에는 세상에 모든 이치와 연금술에 대한 지식이 담겨있었습니다. 당신은 아버지의 책을 읽으며 책에 적힌 모든 내용을 습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의
가르침과 아버지의 책을 손에 넣은 당신은 현존하는 연금술사 중에서 최고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연금술의 최고라 불리는 당신이었지만, 당신은 언제나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이 가득하였습니다. 한때는 아버지께서 남기신 연금술을 공부하며 열정을 끊임없이 쏟아부었지만, 천재인 아버지와 달리 당신은 재능없는 범인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남기신 책의 내용은 범인의 이해 영역을 넘어선 천재의 영역으로 당신은 술식의 구현도 이해도 재현해 내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아버지의 연금술식을 이해하지 못 한다는 것에 점점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연금술로 아버지를 넘어설 수 없던 당신은 아버지의 대한 존경이 열등감으로 변모해 갔습니다. 최고의 연금술사를 아버지로 둔 당신은 언제나 아버지와 비교당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당신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찾았고, 당신은 언제나 아버지의 대용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인정받고 싶던 당신은 아버지가 절대손대지 말라고 당부했던 어두운 기운을 품고 있는 책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책은 연금술의 금기를 담은 책이었습니다.
금기의 연금술을 접한 당신은 호문클루스의 제조법을 터득하였습니다. 하지만
금기의 연금술인 호문쿨루스는 사람의 생명을 매개체로 태어나는 존재였습니다. 차마 사람들을 희생할 수
없던 당신은 호문쿨루스의 힘을 빌리는 형태로 연금술을 연구하게 되었고, 호문쿨루스의 힘을 일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영약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호문클루스의 영약을 제조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당신은 자신의 수명을 호문쿨루스에게 갉아 먹혔습니다.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자신의 힘을 인정받은 당신이었지만 당신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존경하던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언제부터인지 추악한
마음만이 남아 모든 걸 내던지고 금기에 손을 댄 자신이 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당신이 만들어낸 호문쿨루스의
영약은 전쟁에 이용되어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당신은 큰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당신은 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만능 치료약인 엘릭서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밤낮 구별 없이 엘릭서 제조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연구의
진전은 없었습니다. 끝내 당신이 발견한 거라고는 엘릭서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단서 몇 가지가
전부였습니다. 호문쿨루스의 영약을 연구하며 짧아질 대로 짧아진 당신의 수명은 당신을 기다려주는 것 조차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이룬 것 없는 자신의 삶에 후회하며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죽은 줄만 알았던 당신이 눈을 뜨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세상에 대해 놀라기도 잠시 당신의 발밑에 자라난 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풀은 자신이 그렇게나 찾아 헤매던 엘릭서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재료 중 하나였습니다. 그 이외에도 주변에는 난생처음 보는 풀과 나무가 잔득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지금 여기가 어디이고 왜 이곳으로 이동하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저 이 재료를 이용하여
엘릭서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도와 자신이 짊어진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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