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전 중세시대 초기 가고일들은 리온강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원래 리온강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서 외진 곳에 있었습니다.
가고일들은 사람들이 자신을 보면 놀란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이 사는 곳과 떨어진 곳에
터전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도시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리온강의 수로를 통하여
도시 간의 무역을 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리온강 근처에는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었고
이 도시의 이름은 리오니아라고 불렀습니다.
리오니아의 사람들은 활발한 무역의 중심지에 사는 덕에 무역상들이 많이 찾게 되는 도시가 되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리온강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가고일들은 강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불가피하게 그들과 마주치는 일이 많아 질 것을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가고일과 그의 동족들을 보고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해서였습니다.
가고일들의 걱정대로 리온강의 주변에 거주하는 리오니아 사람들과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습니다.
그때마다 가고일들은 사람들이 놀라지 않게 무조건 자리를 황급히 피하고 모습을 감춰버렸습니다.
리오니아의 사람들은 가고일을 처음 봤을때에는 깜짝 놀랐지만
가고일이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가고일을 목격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괴하게 생긴 가고일을 본 목격담이 소문으로 퍼졌고,
무역상들이 많이 찾는 리온강의 소문은 먼 곳의 도시까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리온강에서 기괴하게 생긴 괴물을 봤다는 소문으로
시작했지만 소문은 점차 과장되었고 가고일이 리온강을 지나는 배와 사람을 모두 잡아 삼켜버리고
리오니아에 가고일이 매일 출몰하여 시민을 제물로 잡아간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소문이 와전 되어 퍼진 까닭에 리온강에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리오니아의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풍요롭고 여유가 넘치던 마을은 이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기괴한 소문만이 돌게 되었습니다.
항상 리오니아에 북적이던 무역상들도 이제 찾아오지 않았고
적막만이 흐르는 조용한 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리오니아 시민들의 가고일에 대한 생각은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도시가 이렇게 된 것도 모두 가고일 때문으로 생각했습니다.
결국, 리오니아에서는 가고일을 모두 잡아 죽이고 예전과 같은
도시의 모습을 되찾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시민 중 누구도 가고일을 잡아 오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리오니아의 시민들은 가고일의 기괴하게 생긴 모습을
실제로 봤기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시민들은 가고일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가고일을 잡을 사람을 외부도시에서 상금을 걸고 모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리오니아의 시민들은 그간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그에 따라 상금도 어마어마했습니다.
하지만 가고일에 대한 소문이 워낙 좋지 않은 까닭에
가고일을 잡아 오겠다고 지원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안 되는 지원자들도 가고일을 잡으러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가고일들이 얼마 전부터 자신들에게 해코지 하는 인간들에게 화가 나 있었고,
처음에는 인간들을 해칠 생각이 없었던 그들도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해오는 것을
더는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자신들을 찾아오는 이들을 모두 죽여버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가고일을
잡아 오겠다는 지원자들을 한동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연이은 지원자들의 죽음으로 리오니아의 사람들이 좌절에 빠져있는 그 때
모네스라는 신부가 자신이 가고일을 잡아 오겠다며 지원했습니다.
모네스 신부는 자신이 모든 가고일을 모두 잡아 오면 보상으로
상금 뿐만 아니라 도시에 가장 큰 성당을 세워달라는 제안을 하였고
리오니아에서는 이를 수락하였습니다.
모네스 신부는 오래전부터 악마들을 퇴치하는 용도로 쓰인 천사의 십자가를 지닌
명망 있는 신부였습니다.
자신감에 찬 모네스 신부는 가고일들을 잡으러 리온강으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리온강 근처에서 가고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모레스 신부의 눈앞에
드디어 한 마리의 가고일이 나타났습니다.
모레스 신부는 주변에 다른 가고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가고일에게 다가갔습니다.
자신에게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챈 가고일은 자신을 공격하러 온 사람임을 알아차렸습니다.
가고일은 제자리에서 그 무언가를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네스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자신들을 찾아온 사람들과는 다르게 모네스는
이번에는 어떠한 무기도 가지고 오지 않아보였습니다.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을 해하러 온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가고일은
모레스 신부에게 경계심을 풀고 다가갔습니다.
바로 그때, 모네스는 허리춤에서 십자가를 꺼내 들었고
본래 악마였던 가고일은 순식간에 머리와 목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불타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네스 신부는 가고일 한마리를 사로잡게 되었고
타다 만 가고일의 잔해를 리오니아로 가지고 돌아가
그에 대한 대가로 상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모네스 신부는 남은 가고일들을 잡으러 매일 그들의 서식지로 향했습니다.
모네스는 천사의 십자가를 이용하여 손쉽게 가고일들을 불태워 죽였고
그들을 잡으러 갈 때마다 항상 타다만 가고일의 머리를 가지고 왔고
그렇게 점점 가고일의 씨를 말려갔습니다.
마지막 남은 가고일까지 모두 불태운 모네스는 타다만 마지막 가고일의 머리 위에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향로와 성수를 걸어놓고 모든 가고일을 불태운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였습니다.
모든 가고일을 불태우고 머리를 리오니아에 가져가 증명을 한 모네스에게
리오니아에서는 가장 크고, 높은 성당을 지어주었습니다.
아울러 모네스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성당의 가장 높은 지붕 위에
불 타다만 가고일의 머리를 모두 달아놓았습니다.
리온강의 가고일이 모두 불태워져 모네스의 성당위에 걸려져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리오니아에는 예전과 같이 사람들로 북적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모네스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불태워 버렸던 가고일은 마지막이 아니었습니다.
모네스가 자신의 마지막 동족을 불태우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가고일이 또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자신의 동료가 당하는 끔찍한 장면을 지켜본 가고일은 엄청난 분노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켜보면서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던 가고일은 검게 타버린
자신의 동료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동료 머리 위에 놓여 있는 성수를 들고
동료를 따라 죽어버릴 생각으로 자신의 몸에 뿌렸습니다.
그런데 성수를 마신 가고일은 자신이 불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사람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으로 변하게 된 가고일은 자신의 동족을 모두 불태워버린
사람을 찾기 위해 인간들이 사는 도시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고일은 리온강의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마침 무역상들이 모네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가고일이 들은 이야기는 리오니아의 모네스 신부가 자신들의 동족을 모두 불태웠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가장 큰 성당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고일은 자신들이 공격을 받게 된 사건의 내막을 모두 알게 되었고
모네스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모네스의 성당이 있는 리오니아를 찾아나서기로 하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고일은 어렵지 않게 리오니아를 찾을 수 있었고
동시에 저 멀리서 거대하고 높이 솟은 모네스의 성당으로 보이는 한 건물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고일은 높이 솟은 건물로 재빨리 이동하였습니다.
건물 앞에 도착한 가고일은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가고일이 본 장면은 바로 희생당한 동료들의 타다만 머리의 잔해가
건물의 지붕에 걸려있는 것이었습니다.
가고일은 지붕에 걸려있는 자신의 동료를 보고는 이 건물이 모네스의 성당임을 확신하며
엄청난 분노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가고일은 바로 모네스를 찾기위해 그의 성당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네스를 찾기 위해 성당 안에 들어간 가고일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성당이니만큼 수많은 신도와 사제들이 있어
누가 모네스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고일이 모네스를 단번에 찾아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제들 중에 모네스를 찾을 방법을 고민하던 가고일은
사제로 위장하여 이 성당에서 지내며 모네스를 찾기로 했습니다.
가고일은 종교의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한 사제의 뒤를 몰래
따라가 그를 죽이고 사제복을 뺏어 자신이 입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모네스의 성당으로 돌아와 사제인 것처럼 행세를 하였습니다.
가고일은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나지 않기 위해
다른 사제들과 같이 종교활동도 열심히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모네스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고일은 서두르지 않고 기회를 엿보며
확실하게 복수를 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성당에서 사제로 지내며 복수의 칼을 갈던 가고일에게 드디어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오늘 성당에서 모든 사제가 참석하는 미사의 집전을 모네스가 맡게 된 것이었습니다.
가고일에게는 자신이 그렇게 찾던 모네스를 드디어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마침내 가고일이 기다리던 미사 시간이 되었고,
가고일을 포함한 모든 사제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네스가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의 모습을 본 가고일은
모네스에게 당한 동료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분노를 더 주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결국, 인간의 모습에서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가고일의 괴기한 모습을 보고 놀란 사제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하면서 순식간에 성당안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모든 가고일을 처치했다고 생각했던 모네스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가고일은 모네스에게 독액을 뿜으며 달려들었고 모네스는 가까스로 독액을 피하며
천사의 십자가를 꺼내들고 달려오는 가고일에 맞섰습니다.
그 순간 가고일의 시야에 모네스의 십자가가 들어왔고 가고일은 몸이 뜨거워짐을 느꼈지만
아직 남아있는 성수의 기운 덕분에 몸이 완전히 타지 않고 정신을 잃은 채
엄청난 불빛에 휩싸이며 다른 차원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가고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리며 깨어났습니다.
가고일은 낯선 곳에 와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깜짝 놀라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바로 그때 파인애플 머리를 한 남자가 자신을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과연 가고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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