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스타폴드 행성.
이 행성은 빛도, 소리도, 생명의 기운도 존재하지 않는 적막한 행성입니다.
정확히는 존재했다가 모든게 사라져버린 비운의 행성이었습니다.
본래 스타폴드 행성은 지구에서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추방 당한 "로스턴 박사"라는 사람이 처음 이 행성을 발견 했습니다.
로스턴 박사는 스타폴드 행성을 기계 공학 중심의 행성으로 만들기 위해
메카닉 도시를 건설하고 모든 기계를 위한 행성을 건설 했었습니다.
로스턴 박사는 지구에서 쭂겨난 자신을 비관하지 않고,
더욱 더 로봇을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로스턴 박사는 기계 로봇을 만들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자신의 생이 다하더라도 이 행성 만큼은 계속해서
로봇들끼리 살아갈 수 있는 행성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박사는 "무한 동력"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이 개발한 "무한 동력" 프로그램을 탑재한 드릴이라는 로봇이 최초로 탄생하였습니다.
박사가 준 그러한 능력 덕분에 드릴은 연료를 주입하지 않고도
혼자서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로봇이 되었습니다.
훗 날, 그가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무한 동력 프로그램을 탑재한 드릴이
일반 로봇들을 관리한다면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드릴은 박사가 만든 스타폴드 행성에서의 삶을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에 부족함이 없었고, 항상 로스턴 박사와 수 많은 로봇 친구들이
주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화롭던 스타폴드 행성에 갑자기 어둠의 기운이 퍼지며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로봇 군단을 이끄는 외계 생명체가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시간 여행자라고 부르며 로스턴 박사에게
자신들의 행성으로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강력한 군사용 전투 병기를 만들어 온 우주를 자신들의 손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로스턴 박사는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로봇이 우주의 평화를 해치는 전투로봇으로 쓰이는 것을
용납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은 박사의 그러한 반응을 보고 태도를 바꿔 행성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릴과 다른 로봇들은 로스턴 박사를 지키기 위해 그들에게 대항하였지만,
전투 능력이 없는 탓에 무력하게 당할 뿐이었습니다.
로봇들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로스턴 박사의 바람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투능력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은 로봇들을 무참히 파괴하며 서서히 행성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최첨단 무기로 행성을 공격을 할 때마다 바닥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졌으며,
기계의 잔해와 먼지 등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로봇들은 그들의 강력한 힘을 보고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곧이어 시간 여행자들은 로스턴 박사에게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면
박사가 가진 기술을 모두 넘겨줘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사가 가진 기술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이 행성을 부흥시키기까지의
로봇의 연구자료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로스턴 박사는 행성이 더 망가지기 전에 연구자료를 모두 그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은 연구자료를 넘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행성을 움직이던 전력 장치를 모두 파괴해버렸습니다.
그러자 전력이 필요하지 않은 드릴을 제외한 모든 기계가 작동을 멈추었고,
스타폴드에는 적막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드릴은 로스턴 박사를 위해 빼앗긴 자료를 되찾아오고자 그들을 막아서고 끝까지 싸웠습니다.
이제 이 행성에서 박사와 행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출한 전투 능력은 없었지만, 박사가 자신에게 준 삶과 이 행성을
이렇게 잃을 수 없어 끝까지 저항하였습니다.
하지만 드릴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시간 여행자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은 자신들의 앞을 막아서고 저항하는 드릴에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며 마지막 일격을 가했습니다.
드릴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눈을 서서히 감았습니다.
드릴에게 가한 공격은 로스턴 박사가 몸을 던져 대신 맞았고,
드릴이 다시 눈을 떴을 때에는...
평생 잊지 못할 충격 적인 장면이 펄쳐져 있었습니다.
드릴을 대신해 그들의 공격을 받은 박사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졌습니다.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박사를 본 드릴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드릴은 울부짖으며 박사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로스턴 박사는 이미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로스턴 박사는 드릴에게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말했습니다.
"이 행성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로 드릴, 너 뿐이란다."
그리고 이것이 로스턴 박사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박사의 모습을 보고 드릴은 이미 엄청난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드릴이 분노 상태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박사는 눈을 감은 뒤였습니다.
드릴은 처음 느껴보는 분노의 감정에 휩싸여 시간 여행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들에게 달려갔지만, 그들은 비웃듯이 드릴 앞에서 유유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모든게 멈추어버린 스타폴드 행성은 적막만이 감도는 황폐한 행성이 되었습니다.
로봇들로 북적이고 활기가 넘쳤던 이 행성에는 이제 드릴만이 홀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혼자가 된 드릴은 자신들의 친구였고 동료였던 로봇들의 잔해를 보며
극도의 분노와 슬픔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릴은 시간 여행자들을 찾아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전투 능력이 없던 자신을 무장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행성 전체에 널브러져 있는 잔해들을 모아
자신에게 맞을 만한 다른 로봇들의 부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드릴은 자신의 무한 동력 프로그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부품들을 물색했습니다.
행성을 돌아다니던 드릴은 날카로운 뿔 모양의 부품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손과 머리에 장착할 수 있도록 개조하였습니다.
드릴은 장착한 원뿔 모양의 부품은 무한 동력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끊임없이 회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원뿔 모양의 부품을 자신의 주무기로 삼아 공격 기술을 연마 했습니다.
그리하여 드릴은 날카로운 무기를 회전시켜 상대방을 찌르는 위협적인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능력으로는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시간 여행자들을 상대할 수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고민하던 드릴은 자신이 장착한 무기를 끊임없이 회전시킬 수 있는 것을 이용하여
땅속으로 들어간 뒤 땅에서 지상으로 공격하는 기술을 연마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드릴은 어떤 상태에서도 빠른 시간내에 땅속으로 숨어 자유자재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기습적으로 지상에 있는 적군을 타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릴은 이제 자신의 무기를 이용하여 찌르기 공격과 땅굴을 파는 기술 등을 연마하여
시간 여행자들과 대등하게 싸울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로봇이 되고 있었습니다.
드릴은 이제 이곳을 떠나 시간 여행자들을 찾아 나설 준비를 끝마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스타폴드 행성으로 다가오는 익숙한 무리들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바로 스타폴드를 초토화 시킨 시간 여행자들이었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은 박사의 연구자료를 보고 무한 동력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무한 동력 시스템으로 만든 로봇인 드릴을 찾으러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드릴이 강력해졌지만 수 많은 적군을 혼자 상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드릴은 일단 땅속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행성에 도착한 시간 여행자들은 곧바로 분주하게 드릴을 찾기 위해
행성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땅속에 숨어 있는 드릴을 그들이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드릴은 그들이 수송선에서 멀어진 틈을 타 몰래 그들이 타고 온 수송선에 올라타고 몸을 숨겼습니다.
온 행성을 다 뒤져도 드릴이 나오지 않자 시간 여행자들은 수색을 종료하고 군단을 철수시켰습니다.
드릴이 숨어 있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시간 여행자들은 수송선에 올라탔습니다.
한편 드릴은 수송선에 한 창고로 보이는 온갖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곳에 숨어있었습니다.
그곳은 수송선에서 나온 쓰레기를 모아뒀다가 우주로 버리는 쓰레기 창고였습니다.
수송선에 몰래 숨어든 드릴은 그들이 사는 행성으로 잠입한 후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고 적의 동태를 살폈습니다.
바로 그때 갑자기 자신이 서 있던 바닥이 활짝 열리며 발밑으로 광활한 우주가 보였습니다.
수송선에서 우주에 쓰레기를 투척하기 위해 쓰레기 창고의 바닥을 개방한 것이었습니다.
드릴은 정신을 잃고 이름 모를 행성으로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정신이 든 드릴은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바로 그때 파인애플 머리를 한 남자의 뒷모습이 드릴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에게 다가가 이 곳이 어딘지 물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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