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천계의 천사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순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임무는 인간들의 생존에 해가 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해결하여
아직 미약한 존재인 인간들의 정착을 돕는 일이였습니다.
인간에게는 천사들이 내려오는 날이 신성한 날일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은 동경하고 따르는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리 중에는 천사의 아이를 갖는 것을 꿈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사들이 지상으로 내려오자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이 연회장을 준비했고,
천사들과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마련 됐습니다.
천사들은 먹지도 자지도 않지만, 그들의 정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때를 기회로 여긴 몇몇의 사람들은 천사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습니다.
"천사의 아이를 갖게 해주십시오."
천사들은 손가락을 천천히 여자의 이마에 갖다 대었습니다.
그러자 여자의 뱃속에는 천천히 잉태의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달이 지나고, 잉태하고 있던 천사의 아이들은 하나 둘씩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천사들은 푸른 눈동자에 하얀색 머릿결을 지니고 있으며, 순백의 날개를 갖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들은 모두 피처럼 붉은 머릿결로 태어났으며,
태어남과 동시에 점점 몸집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두 발로 일어서서 걸어다니기 시작했고,
몸집은 성인의 두 배 이상으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이유 없는 분노에 휩싸였고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닥치는대로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 도망치기 바빴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재앙이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파괴의 행동은 한달간 지속되었습니다.
그 때, 그 거인들 중 하나인 네피림에게 빛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고,
새로운 정신이 생겨나면서 자신에 대해서 자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네피림을 제외한 다른 거인들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 파괴를 일삼고 있었고,
자신을 포함한 모두의 이런 모습이 잘못된 것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네피림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거인을 잠시 바라본 후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의 거인에게 그대로 돌진한 네피림은 고꾸라지는 거인을 잡아다 멀리 던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주변의 다른 거인들이 모두 다 네피림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모두가 네피림에게 덤벼들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조건으로 태어난 거인들이였지만, 네피림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힘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여러 거인들을 손쉽게 날려댔고, 그 모습에 거인들은 겁을 먹고 하나 둘씩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거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네피림의 귓가에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귓가에 나지막히 들리는 음성은 네피림을 당황스럽게 하였지만, 천천히 귀 기울여 듣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음성은 네피림에게 어느 곳으로 오라는 말이였습니다.
이미 갈 곳이 없는 네피림이였기에 망설임없이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도착한 그곳에는 크고 화려한 문이 네피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네피림이 문을 주시하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이 열리는 틈 사이로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나왔고, 눈쌀을 찌푸리며 그곳을 응시한 네피림은
천천히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문을 통과하자 그곳에 펼쳐진 모습은 하얀색 구름이 넓게 펼쳐지고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혀 있었습니다.
바로 천상계 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네피림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하얀 머릿결에 푸른 눈동자, 그리고 순백의 날개를 갖고 있는 모습. 바로 천사였습니다.
네피림이 미처 느끼지 못한 사이 네피림의 몸집은 보통의 사람정도의 크기로 작아져 있었습니다.
눈앞의 천사와 대등한 눈높이로 마주보고 있던 네피림은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언어를 알지 못해 옹알이처럼 알아 들을 수 없는 소리만 낼 뿐이였습니다.
그때 눈 앞의 천사는 네피림의 이마에 손가락을 대었고,
그러자 네피림의 머릿속에 수많은 언어들이 쏟아져 들어가며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첫 마디로 뱉은 그 말에 천사는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 천사의 이름은 대천사 미카엘.
그리고 그가 말해준 사실은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인족을 탄생시킨 천사들은 지상을 순찰하는 임무를 갖고 있는 천사들이 아닌 천계에서 추방된
타락천사들이였습니다.
추방된 천사들은 천계에 대한 악한 마음으로 지상을 초토화 시키기 위해서 거인들을 만들어 낸 것이였고
그래서 네피림을 포함한 모든 거인들은 태어나자마자 모든 것들을 파괴하기 시작한 것이였습니다.
존재의 이유를 알고 난 후 허탈한 마음이 몰려온 네피림을 바라보던 미카엘은 네피림에게 무언가를 건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상의 망치'.
망치를 손에 쥐자 네피림의 몸에 신성한 빛이 감돌더니 갑옷이 입혀졌고,
머리에는 천사들의 것들과는 조금 달랐지만, 링이 생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카엘은 네피림에게 말했습니다. 타락 천사들과 거인들을 모두 처단하라고 말입니다.
미카엘의 말이 끝나자마자 네피림은 유성처럼 지상으로 떨어지며 내려왔습니다.
타락 천사들과 거인들을 찾아 빠른 속도로 달려나간 네피림은
모두 한 자리에 모여있는 그들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망치의 힘으로 거인들을 날려버리며 타락 천사에게 달려든 네피림 앞에
검은 형체의 무언가가 나타나 네피림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리곤 네피림을 뒤로 멀리 날려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센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해일이 일어나서 모든 것을 모조리 쓸고 다니고 있었고,
네피림은 피할 겨를도 없이 해일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이 네피림의 눈앞에 보입니다.
그 사람은 네피림에게 손을 건네며 자신의 이름은 개발자K라고 말합니다.
이 곳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개발자K라고 밝힌 이 남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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