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번 용병 초월자 스토리
어느 평범하고 조용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으로 보이는 긴 머리를 한 사내가 나타났습니다. 처음보는
광경을 보는 듯 한참동안 두리번 거리더니 그제서야 마을 주민들이 보인 듯 말을 걸었습니다. 친절했던
마을 주민들은 잘 곳을 내주며 음식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친절함은 처음 받아보는 듯 다소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마을 주민들과 잘 지내며 평화로운 시간은 지속되었습니다.
가끔 산 속에서 주민들이 야생 동물에게 위험에 처해있을 때 어찌
아는지 두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는 스피드로 순간이동을 하듯 격타를 해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야생 동물이 쓰러진 모습밖에 없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했던 주민들은 ‘이게 인간한테서 나올 수 있는 속도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지치지
않는 모습에 주민들을 연속으로 놀라게 해주는 그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주민들은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사실 그는 남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빠르게 달려가 도움을 주는
성격도, 평화로운 시간이 좋지도 않았습니다. 대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평소 사람들에게 대결 신청을 하고,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여느때와 같이 본인이 제일 자신있어 하는 스피드를 뽐내며 대결하고 있던 도중에 눈 앞에 포탈이 생기더니 그만 다른 곳으로 떨어졌습니다. 빠르게 정신을 차린 뒤 주변들 둘러보니 나무와 풀밖에 보이지 않는 산 속이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사람들이 살 법한 집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해 갔더니 본인이 살던 마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것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자신의 세계와
달리 그저 평범해 보이는 마을 주민들도 발견했던 것이었습니다.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모습에 적대감은
갖지 않고 선행을 베푸는 주민들을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별다른 생각은 갖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마을에 온 뒤 하루도 지루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을 보니 야생 동물 하나에도 상대를 못 하는데 대결을 좋아한다 해도 차마 이런 사람들과는 할 수
없었던 것이였습니다. 그나마 야생 동물을 상대했을 때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떨쳐냈지만 하루종일 사냥만
하는 것도 따분했습니다. 본인하고 실력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결을 원하는 것인 것, 사냥은 본인의 방식과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루는 마을을 나와 다른 곳들을 탐색하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마을 주민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 뿐이였습니다. 이번에
포탈을 찾으러 자신이 떨어졌던 곳으로 갔지만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에겐 포탈을 만드는 방법도, 이러한 머리를 가진 것도 아니라 시간만 흐르고 있었습니다. 마음
속에 답답함과 간질거림만이 남아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점에 답답한 마음만 더 들었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에겐 이 세계가 좋지도 않고 지루함만 쌓여갔지만 주민들은 더
이상 그가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윽박을 지르며 마을에 오던 외부인들도, 자신들을 위협했던 야생 동물들도 빠르게 다가와 순식간에 제압해 주었기 때문에 이젠 위험하지 않고 싸움따윈 일어나지
않을. 주민들에겐 평화로운 마을이 됐기 때문입니다.
선행을 즐겨하지 않았던 터라 주민들의 말과 행동들이 부담스러웠던
그는 이 마을을 떠나기로 생각했지만 막상 갈 곳도 없어 산 속에서의 하루를 보냈는데 답답함을 이겨내지 못하여 여러 곳들을 돌아다녔습니다. 이것이 산에 갔던 사람들의 입을 돌고 돌아 그가 잠시 살았었던 마을 주민들의 귀에도 들어가게 됐습니다. 당연히 마을 주민들은 그가 나타났다던 곳들을 찾아가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그도 마을 주민들이 자신을 찾으러 온 것을 알고 그가 자랑하는 스피드로 빠르게 도망다녔던 것 입니다. 이것들까진 괜찮았지만 밤까지 찾아오는 것은 괜찮지 않아 잎들이 우거진 나무 위에서 자곤 했습니다.
이렇게 의도치 않았지만 유유자적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이젠
이 삶을 어느정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틈만나면 그때 다 못 끝냈던 대결과 앞으로 남아있던 도전장들. 또, 자신이 도전해보고 싶었던 그 세계의 일들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그 포탈이 나타난다면 쏜살같이 달려 들어갈 생각이었습니다.
정말 본인과 같은 사람이 없는건가? 나는 언제쯤 돌아갈 수 있는거지? 애초에 돌아갈 수 있긴 한건가? 이러한 생각들을 여러 번 곱씹곤 했습니다. 모든 일이 다 꿈이라
생각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평소와 같이 나무 위에서 지루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그의 앞에 파란
포탈이 생기더니 곱슬머리를 한 남자가 나타나 도전장을 내밉니다.
용병 | [초월자] 초월자콤 두개 | 소장브루의하인 | 2023-04-08 | 2 | 28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