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본래 로스트사가 게시판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밸런스 패치에 관해서 내 생각을 로사인들에게 어느정도 피력함과 동시에 (로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의견을 주고받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글을 써본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함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보자면, 필자는 래더 승률 60% 전후로 승부사 100~200위 정도에 서식하는 양민이다. 객관적으로 따져봤을 때, 로사를 아주 못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고수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래더 / 1 VS 1 모드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 중에서 딱 "평타" 정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보다 로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로창 형님들이 있다면 지적이나 비판은 환영이다).

 주캐는 사신/살라딘으로, 드릴 역시 애용했다(유니크 용병은 하나도 없다ㅜㅜ). 이것이 이유인진 몰라도 이번 밸런스 패치에 대해서는 사실 회의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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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기존 드릴의 성능에 대해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보자. 이번 패치에 회의적이라곤 했으나, 사실 너프 이전 드릴의 성능이 흉악했음은 역시 동의한다. 로스트사가라는 게임은 다운된 적을 공격할 수단(이하 '땅긁')이 상당히 한정적이다. 일례로 한 때 국민 땅긁캐였던 궁진 마이티 팔라딘이 누워있는 적을 "한 번" 때려서 드랍시키기 용이하다는 점으로 파격적인 너프를 먹었다. 그런데 자체 데미지도 강력한 용병이 필요할 때 나와서 누워있는 적을 일으켜서 팬다? 흠..

 6월 10일자 밸런스 패치로 드릴->쿵푸찌르기, 드릴->트헌탕탕 등은 막혔지만 이마저도 기립 판정만 안된다 뿐이지 무림 댓공같은 띄우기가 여전히 가능해서 사실상 소소한 데미지 너프에 불과한 수준이었다(그 외에도 캐논포->후크폭 등의 새로운 드릴 활용이 연구되면서 너프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었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드릴콤을 하고 나서 누운 상대에게 다시 드릴콤을 걸어도 전혀 알빠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단이 없다면 죽을 때까지 얻어맞아야 하는 상황도 심심찮게 연출된다(원캐 유저들이 특히 드릴을 싫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듯 드릴을 재차 너프할만한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외침에서 드릴로 고통받는 로붕이들의 눈물 묻은 외침이 아주 훌륭한 명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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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용도도 높고, 딜 창출 역시 어마어마한 만능 서브캐를 너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번 밸런스 패치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어디일까? 필자는 패치 방향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늘자(7.22) 패치노트를 보면 성능을 하향한 수준이 아니라 기존의 역할을 완전히 수행 불가능하게 바꾸어놓았다. 보다 원만한 해결책은 과연 없었던걸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드릴 게이지 사용량을 건드려 사용 횟수에 제한을 걸거나, 드릴 터널에 면역상태를 부여해서 한 번 드릴콤을 맞으면 한동안 다시 당하지 않게 하거나.

 그러나 이번 패치는 그러한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의 로스트사가는 (운영측 입장에서 결코 내리기 쉽지 않았을 판단인 유니크 용병 너프에도 꽤나 적극적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유저들 민심에 귀를 많이 기울이는 것 같은데, 아마 이번에도 이것이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단적인 예시로 쿵푸술사 찌르기에 신비갑 차단 효과가 삭제된다고 상상해보자. 서브캐로서의 유일한 아이덴티티, 메리트가 완전히 삭제되는 것... 이로써 드릴은 잘해봐야 제 2의 뮤턴트가 될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 되었다. 타이거 꼬리나 달타냥 모자 등으로 어느 정도 대처도 가능했는데, 이정도 사형선고를 내리다니?

 기존 드릴은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악마가 따로 없지만,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유니크를 상대할만 한 훌륭한 무기이기도 했다. 유니크와 드릴을 같이 쓰면 안된다는 규칙은 없지만, 어쨌거나 누운 상대를 하루종일 패줄 사신무진이 없는 NO유니크 유저는 그렇지 않은 유저와 격차를 좁힐 수단이 없게 되었다(유니크부자는 사신무진으로 패면 되지만, 유니크 없으면 이젠 드릴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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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나는 대로 적다보니, 사실 별 내용 없는데 되게 장황한 글이 되었다. 몬던 뛰기 바쁜 로사인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1.기존 드릴이 너무 좋아서 너프해야하는 것은 맞음, 단 패치의 의도와 방향성/너프의 정도가 아쉽다

2.요즘 로사는 민심 잘 다스리려고 하는 거 같아서 보기 좋지만 어느정도는 자기 주관을 잃지 않았으면!

3.아 ㅋㅋ 드릴 산지 2달도 안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