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 |||||
작성자 | 훈련병종이자락 | 작성일 | 2013-05-21 20:03 | 조회수 |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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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수명을 헤는 일도 두렵고 썩어들어가는 수족을 추스리는 짓도 포기한지 오래. 지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목 아래에 걸터앉아 빛나던 이들을 생각한다. 사랑하는 나의 왕이여, 내 주인이여. 질투 많은 운명조차 일벗지 못할 영광을 주신 분이여. 어버이께서 주신 내 육은 이곳에서 썩어들어가나 왕께서 일깨워주신 내 영은 영광 속에서 영원하리라. 아름다운 나의 벗이여. 내 형제여. 살았을 적 언제나 내 곁에, 죽은 후엔 영원히 내 속에 남은 이여. 다시 돌아온 봄이건만, 꽃잎 맞으며 그대와 같이 걸을 수 없으니 봄은 왔으되 결코 봄이 아니구나. 이웃을 바라볼 창문을 값진 주렴으로 덮고 어두운 방 안에서 자신을 잃고 찾아헤매니, 이를 지혜로움이라 불렀더라. 저 오만한 두억시니. 아마도 나는 흩어져 먼지가 될 것이다. 칼을 휘두르며 피를 찾아 걷고 또 걷는 사이 깨지고 부서진 넋, 바람에 맡긴다. 쓰러져 죽는 대신, 걸으며 먼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