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공중분해」- 『17』 | |||||
작성자 | 중위2└Angel♥┐ | 작성일 | 2010-04-30 16:34 | 조회수 |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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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리 형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무엇이 어떻게 , 언제부터 , 이렇게 바뀐것인지 나로써는 전혀 갈피를 잡을수 없을 만큼 모든것이 달라져 버렸다. 내가 있었던 때와 전혀 공통성이 없어서 , 얼만큼 바뀌었는지 , 언제부터 바뀌었는지 갈피조차 잡을수 없었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건 , 아니 . 지금 내 앞에서 시체를 겁없이 옮기는 저 사람도 나로썬 믿을수가 없다. 저 사람도 , 내가 180도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경찰에 소속되어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저 사람의 말을 사실로 가정하고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면 ,그리고 분리수거함에 버려졌다가 소각장에 태워질뻔한 기억들을 겨우 살려내어서 비슷했던 사건을 하나하나 살려냈다면 , 아예 실마리가 없는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면한 상황중 최악의 상태중 하나인건 분명했다. 이 상황은 보이지도 않는 암흑에 사로잡혀서 앞도 뒤도 옆도 캄캄하게 둘러쌓여서 헛발자국을 짚으면서 끊임없이 넘어지고 싸우려는 적은 어둠속에서 날 지켜보고 있으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않고 내가 끊임없이 넘어지고 방황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난 그런것도 모르고 어둠속에서 잡겠다고 몸부림치다가 끊임없이 넘어지고 상처받는 상황과 다를게 없었다. 내 주변엔 동료도 , 믿을 사람도 , " 그 놈 " 을 교도소 구석에서 평생 썩혀놓을 증거도 아무것도 없었다. " 그 놈 " 이라니. 아직까진 , 모든 것이 확실해지기 전까진 " 그 놈 " 이라고 쓰는건... 그래 , 아직까진 ... 아직까진 ... 시작이니까. 그 사람이 차를 타고 내 시야에서 멀리멀리 벗어나자 , 난 할 일이 사라진 막노동자처럼 ,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물론 곁에서 보면 " 아 , 애가 멍 때리고 있구나 " 하겠지만 , 사실 내 머릿속에서는 변수에 변수에 변수가 꼬리를 물고 꼬리를 물어 , 내 신경세포 하나하나까지 자극을 받아서 되짚고 , 되짚고 , 또 되짚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생각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 머릿속에선 확실하지 못한 온갖 추측만이 난무했다. 하긴 , 아직 아무것도 확실한게 없었다. 생각해봤자 이득되는것도 없고... 잡을수 있는것도 아니었다. 추측은 추측일 뿐이니까... 그제서야 난 정신을 차리고 , 집으로 돌아가고자 차 문을 열고 앞자석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재 빠르게 시동을 건다음 네비게이션에 " 우리 집 " 이라고 되어있는 좌표를 꾸욱 눌렀다. " 하아... " 평소에 오는 시간보다도 , 물론 네비게이션에 표시된 시간보다도 2배는 더 늦게 집에 도착했다. 얼마나 차가 막혔으면 2시간이나 걸렸을까 . 평소와는 다른 무리한 운전으로 인해 몸에 피로감이 확 쌓였다. 하지만 아무리 녹초가 되어도 신경통이 재발해도 체중게에 올라선 다음 공포스러운 마음으로 아래를 보고 좌절을 했을때도, 내 머릿속에선 끊임없이 같은 생각과 추측이 반복됫다. 한가지만 집중하면 푸욱 빠져드는것 . 끝을 보는것 . 그것이 내가 인정한 나의 장점이었다.내가 생각하고 있는 나의 장점이었고, 남이 인정한 나의 장점이었다. " 아... 미치겠다. " 괜히 휴가를 낸 것일까. 사건 현장에 가서 증거 하나 확보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2배나 넘게 걸려서 돌아온것이 잘 한 것일까 .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증거 하나 확보하지 못하고 , 2배나 걸려서 집에 돌아오는것까진 괜찮았다. 하지만... 집에선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 흥미로운 일도 없었다. TV에선 재미없는 예능프로그램이나 틀어주었고 , 런닝머신을 달리려고 하자 갑자기 전선이 겹쳐서 달리던 런닝머신이 어린아이 울음소리처럼 뚝 멈추기 일수였다. 이 아까운 시간을 , 지금 이시간에 열심히 땀흘리며 일할수 있는 이 아까운 시간을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낸다는건 나 스스로 용서가 안 되었 다.차라리 지금 회사로 가서 , 휴가 5시간 반납이라고 말하고 야근을 할까 ?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 그렇게라도 할수있다면 그렇게 할텐데. 장난전화도 걸어보고 , 네이트온으로 채팅도 하고 , 쇼핑까지 해 보았지만 시간은 굼벵이처럼 느릿느릿하게 기어갔다. 초침이 얼마나 느리게 기어가던지 , 내가 20초를 셀때 시계는 10초가 지나갔다고 말하고 있을 만큼 , 정말 느릿느릿하게 기어갔다. 아. 시계 부수고 미친듯이 초침을 마구마구 돌리고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 난 가까스로 충동을 가라앉히고 또 할일없이 가죽소파에 푸욱 눌러붙어서 할일없이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 딩동 - 딩동 - " 어? 지금 이시간에 누구지 ? 적어도 옆동 수위아저씨나 , 우리 동네 수위아저씨나 , 우리집 아파트 주민은 아니었다. 아무튼 내가 이 시간에 땀흘리며 일한다는것을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초인종을 눌를 사람이 없는데... 하지만 이유가 어떻던간에 , 누군가가 우리집에 찾아온다는것과 무료한 생활이 조금이라도 바뀐다는것이 기쁘기 그지없었다. |